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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구울 때, 식사하는 젓가락으로 생 돼지고기 뒤집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자주 듣는다.

덜 익은 돼지고기가 우리에게 해를 가할 것만 같이 느껴진다.

정말 돼지고기는 소고기처럼 덜 익혀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이 이야기가 어떻게 퍼져, 마치 하나의 상식인양 자리 잡은 것인지는 모른다.

아마 예전 사카린이나 MSG처럼  뉴스나 과거 TV프로그램같은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졌고,

이것이 우리들 뇌리에 깊게 박히게 된 것일 거다.

뉴스에서도 나오고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니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전달하면서 자주 듣고 자주 말하게 되니 믿을 수밖에 없다.

 

돼지고기를 바짝 익혀서 먹어야 하는 이유는 일단은 기생충 때문이다.

사람들은 돼지를 굉장히 더러운 동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한번 '돼지'라는 동물을 떠올려보라.

우리 안에 갇혀 진흙탕 속에서 뒹굴면서 아무 것이나 먹는 동물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돼지가 굉장히 깨끗한 동물이고 똑똑한 동물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돼지가 진흙탕에서 뒹구는 이유는 자신의 몸 온도를 낮추고,

햇빛으로부터 자신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돼지의 본능이다.

게다가 돼지는 자기가 먹는 장소와 사는 장소에서 가장 먼 장소에서 배소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사람이 기를 수 있는 동물 중 가장 똑똑하고 깨끗한 동물이 사실은 바로 이 돼지다.

개나 고양이보다도 똑똑하다.

세상 동물 중에서는 5번째로 똑똑한 동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한국 경제가 어려웠다.

소는 그나마 공들여서 사육을 하였지만, 돼지에겐 사람 인분을 사료로 주었다.

물 또한 더러운 물을 먹였다.

돼지고기 안에는 갈고리촌충과 유충인 유구낭미충이 생겨났고,

이것이 사람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는 논란이 생겨났다.

기생충을 죽이기 위해서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낭미충이라는 기생충은 고리 부분에 부속기를 가진 유충으로, 몸속에 들어가면 뇌에 기생하는데,

뇌실열, 뇌척수염, 뇌수종, 뇌막염 등과 같은 뇌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굉장히 위험한 기생충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조심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바짝 익혀 먹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오래전 이야기이다.

인분을 돼지 사료로 쓰였던 시대는 60~70년대 이야기이고,

80년대 이후부턴 도축, 사육환경이 개선되면서 기생충들은 고기에서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현재 지금 사육되는 돼지는 100% 사료를 먹고 자라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돼지에서 유구낭미충이 검출된 것도 1990년이 마지막이었고,

이에 따라 유구조충의 빈도도 크게 감소해 2006년 제주도 주민의 대변검사에서 Taenia spp. 감염률은 0% 였다.

대한기생충학 · 열대의학회의 논문에 의하면 한국에선 Taeniasis(조추증/기생충 감염)은 이제 없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돼지고기도 두려워 말고 미디엄으로 먹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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