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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파는 소녀

category ---Life---/글짓기 2019. 8. 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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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에게는 매우 특별한 능력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좋은 꿈을 꾸는 것이었죠.

현실은 차갑고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꿈만은 좋은 꿈을 꾸었습니다.

 

소녀는 좋은 꿈을 꾸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소녀는 자신의 꿈이 아까웠습니다.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길가의 아무 아저씨를 붙잡고 말을 걸었습니다.

 

"아저씨, 저에게서 꿈을 사지 않으실래요? 어제 굉장히 좋은 꿈을 꾸었거든요."

 

사실 그녀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본인도 잘 몰랐습니다.

충동적으로 한 행동이었죠.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 이런식으로 꿈을 사고팔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저씨는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으나,

조금 뒤 미소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내가 너의 꿈을 사주마. 얼마를 주면 되겠니?"

 

의외였습니다.

소녀는 막상 얼마를 받고 자신의 꿈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십만 원이에요!"

 

깜짝 놀랐습니다.

아저씨가 아니라 소녀 본인이 깜짝 놀랐습니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말해버렸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웬걸!

아저씨는 껄껄 웃으시며 십만 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소녀는 자신이 꾸었던 꿈을 상세히 설명하고는 꿈을 팔았습니다.

 

그러고 1년이 지났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가난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좋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티브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티브이 속에 1년 전에 꿈을 샀던 아저씨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1년 전에 만났던 한 소녀 덕분입니다. 1년 전의 저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태였습니다. 그때 드림시 메인스트릿 1번가에서 꿈을 파는 소녀를 만났습니다. 제 수중에는 단 돈 10만원만이 있었는데, 그 것으로 소녀에게서 꿈을 샀죠. 그 이후 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성공이 그 때 샀던 그 꿈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도 거기서 그 소녀가 꿈을 팔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소녀는 본격적으로 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키가 크는 꿈,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꿈, 돈이 생기는 꿈 등 마구 마구 팔았습니다.

여러 사업가들이 주 고객층이었죠.

소녀의 꿈의 가치는 날로 높아져 경매가 되기 시작했으며,

소녀도 이제 가난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할 때는 가난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제법 부유해졌음에도 좋은 꿈을 꾸고 파는 일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좋은 꿈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불안하고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부자가 되었지만 꿈을 파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그녀에게 꿈을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꿈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다가 열렸습니다.

그녀가 다시 좋은 꿈을 꾸기 시작했냐고요?

아닙니다.

그녀는 이제 좋은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꿈 경매가 다시 시작되었을까요?

맞습니다.

거짓으로 꿈을 팔기 시작한 것이었죠.

걱정과 불안과는 달리 여전히 꿈은 잘 팔렸고,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거짓으로 꿈을 지어 파는 것에 점차 죄책감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하지도 않았죠.

거짓 꿈을 산 사람들도 신기하게도 다 원하는 바를 이루었습니다.

그녀는 전보다 더 많이 꿈을 팔았고, 더 큰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녀를 질투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나중에는 그녀가 사기꾼이라는 여론이 점차 커져갔습니다.

사기꾼이라는 말에 찔리는 바가 있었지만,

모두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무시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대부분이 힘겨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꿈을 산 사람들도 점차 그녀를 불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그녀를 옹호하는 측의 사람들과 그녀를 비난하는 측의 사람들로 나뉘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외면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는 진짜 꿈을 꾸기 시작했다며 거짓 꿈을 판 사실을 폭로할 순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사람들에게 당당한 마음으로 꿈을 팔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진짜 꿈을 팔았지만, 꿈을 산 사람들이 그녀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더 사기꾼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불신 속에서 그녀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좋은 꿈을 꾸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즉시, 침대로 가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꿈은 이전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좋은 꿈이었습니다.

그 꿈은 영원히 영원히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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